희신이네 - 서귀포 닭요리 맛집
희신이네
서귀포시 서홍동에 위치한 희신이네는 닭요리 전문점이다. 제주공항과는 거리가 제법 떨어진 서귀포시에 위치해 있으며 공항에서 차량으로 1시간가량은 이동해야 한다. 서귀포가 공항과는 거리가 멀지만 제주 관광의 중심 중 하나인 중문관광단지와 인접해 있어 제주를 여행하는 입장에서는 매력적인 위치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지금과 같은 한파가 몰아치는 겨울에도 서귀포는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온화한 날씨를 자랑하기에 겨울 제주 여행의 매력을 맛볼 수 있다.
풍자가 출연하는 유튜브 또간집에 나온 이후로 관광객 유입이 급격하게 늘어난 희신이네는 전용 주차장이 따로 없는데 그냥 알아서 길가에 잘 주차하면 된다. 운이 좋다면 매장 바로 앞 갓길에 차량 3대 정도 자리가 있는데 그 자리를 차지할지도 모른다.
원래부터 지역주민들에게 알려진 맛집이었는데 유튜브의 파급력이 워낙 어마어마한지라 요즘은 웨이팅을 해야하는 경우가 제법 발생한다. 희신이네의 가장 큰 매력은 우리가 아는 다양한 닭요리들을 만나볼 수 있고 가격 또한 합리적이어서 지역주민들이 찾는 맛집이 아니었는가 싶다.
닭깐펑기
우리가 평소 중국집에서 자주 접할 수 있는 깐풍기를 깐펑기라고 표현해 둔 것이 인상적이었다. 왜 깐펑기라 부르는지 상당히 궁금했지만 웨이팅이 있는 바쁜 맛집에서는 그런 사소한 질문조차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는 그들에게는 실례일까 봐 차마 물어보지는 못하였다.
닭 순살을 바삭하게 튀겨 매콤한 소스에 버무려 낸 순살 닭깐펑기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아주 이상적인 튀김 요리였는데 소스가 보기보다 매콤해서 시원한 맥주나 막걸리가 상당히 끌렸는데 안타깝게도 운전을 해야 하는 처지라 같이 곁들이지 못한 것이 여전히 아쉬움으로 남아있다.
22,000원이라는 가격이 저렴한 가격은 아니지만 음식의 수준과 양으로 따져봤을 때 이 정도의 가격이라면 상당히 훌륭하다고 생각된다. 이 날은 두 명만 방문했던 터라 저 깐펑기를 다 먹는 것 만으로 이미 배가 터질 듯 불렀었다.
상당히 잘 만들어진 튀김요리라고 평가했던 점이 시간이 제법 지났음에도 튀김옷의 바삭함이 여전히 유지되었다는 것은 음식을 만드시는 분의 솜씨가 상당하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순살이라 자칫 순살치킨과 비교될 수도 있을 범주의 음식임에도 불구하고 확실한 중화요리의 색깔을 보여주고 있어서 그 점이 제일 마음에 들었다.
닭고기 냉밀면
희신이네를 방문했던 이날은 여름이 아님에도 날이 살짝 더웠던지라 시원한 냉밀면을 주문하였다. 같이 간 일행이 짬뽕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풍자가 극찬했던 짬뽕을 맛보지 못한 것이 아쉬웠지만 그래도 밀면의 수준이 상당해서 괜찮았었다.
굉장히 투박하게 제공된 냉밀면은 그릇에 담긴 포스부터 맛집의 아우라를 뿜어내고 있었는데 면 위에 올라간 빨간 양념장이 정말 굉장한 치트키였다. 얼큰한 해장국을 먹었을 때의 기분이 느껴지는 차가운 국물은 정말 시원한 국물의 끝을 보여주고 있어 역시나 깐펑기 때 생각났던 맥주나 막거리를 곁들이지 못하는 나의 아쉬움을 더 키웠다.
면은 제주도의 특색이 묻어나는 굵은 중면을 사용해 쫄깃함을 더했고 툭툭 던저진 것처럼 올려진 찢은 닭고기들의 양도 상당해서 9,000원이라는 가격을 생각했을 때 상당한 값어치를 느꼈다. 일반 냉면 국물처럼 생긴 육수는 진하게 우려낸 닭육수의 깊은 맛이 가득했는데 거기에 저 얼큰 매콤한 양념장이 더해지니 국물에 진심인 나에게는 천국의 맛이 따로 없었다. 저 깊이와 맛을 간직한 채로 따뜻한 버전으로 나온다면 소주 3병은 그냥 해치울 것 같다.
같은 제주도라도 지리적 위치 때문에 서귀포 맛집들은 도민인 나조차 잘 모르는데 유튜브 덕분에 새로운 맛집을 알게 되어서 기분이 좋았던 희신이네 방문기였고 다음번엔 숙소를 잡아서 반주를 곁들이며 더 다양하게 즐겨보고 싶다는 생각이 머리를 지배하기 시작하였다. 따뜻한 국물요리도 꼭 맛보기 위하여 다음번 희신이네 방문을 기다려본다.